김정은 대신 ‘김일성·김정일’ 배지 단 이유는?_돈값하는 빙고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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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현 통치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배지 대신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달고 참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북한 선수단 본진은 지난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87명 모두가 빨간 깃발에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효(孝)를 강조해 자신의 통치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주장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은 현재 유훈통치를 통해 북한을 다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할아버지나 아버지 대신 자신의 배지를 달게 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배은망덕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며 "김정일이 김일성 사망 후 3년간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듯이 김정은도 김정일 사후 3년 정도를 추도기간으로 보고 내년까지는 자신의 배지를 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또 "김정은이 아직 모든 권력을 확고하게 손에 쥐었다고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보다 북한 주민들에게 존경을 받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달게 해 자신의 통치체제를 확고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아직 김정은 배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초상 휘장'으로 불리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달고 왔다는 주장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일부에서 김정은의 배지와 초상화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김정은의 배지와 초상화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며 "북한에서는 외국에 나갈 때 배지를 필수적으로 다는데 김정은 배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달고 이번 아시안게임에 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 배지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아직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당분간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배지 대신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달고 주요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자도 "지금 북한의 주요 공관이나 해외 현장에서 북한 사람들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달고 있다"며 "이는 아직 김정은 배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개최국인 남쪽을 배려해 김정은 배지를 달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북한은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유럽을 방문하는 등 국제사회에 대화를 요청하고, 우리 정부와도 관계 개선에 힘 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현 통치자인 김정은 배지를 달고와 남측의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 문제를 일으키기 보다는 사망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다는 게 좋다고 판단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은 해외든 국내든 주요 행사에 배지를 반드시 달고 있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 김정은 배지 대신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배지를 달고 온 이유에 대해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건 없다"고 밝혔다.